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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밍 안 맞네요”라더니 타율 0.325…올해도 믿고 보는 양의지

"타격 타이밍이 계속 왔다 갔다 해요."양의지(37·두산 베어스)는 KBO리그 역대 최고의 포수로 통한다. 2010년 신인왕을 수상한 이래 지난해까지 포수 골든글러브 8개, 지명타자(2021년)까지 포함하면 총 9개의 장갑을 꼈다. 총 세 차례 한국시리즈(KS) 정상에 오르면서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도 두 번이나 수상했다.그런 양의지에게도 국내에서 가장 드넓은 서울 잠실구장은 부담스러운 모양이다. 첫 번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 NC 다이노스로 이적, 4년을 뛰었던 양의지는 지난해 두산으로 돌아와 타율 0.305 17홈런을 쳤다. 20홈런을 치지 못한 건 부상이 있었던 2017년(14홈런) 이후 처음이었다. 그는 지난 시즌 중 본지와 인터뷰에서 "(홈)구장을 포함해 지난해와 바뀐 부분이 많다. 장타에 대해 신경이 많이 쓰이지만, 안 쓰려고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장타 걱정은 현재진행형이다. 양의지는 지난 3일 잠실 LG 트윈스전 승리 후 취재진과 만나 "타격 타이밍이 계속 왔다 갔다 한다. 작은 구장(창원 NC파크)을 쓰다가 큰 구장(잠실야구장)에 오니 타격 밸런스가 좀 바뀌었다. 멀리 쳐야 한다는 생각에 (타격 시) 힘도 많이 들어간다. 타격 포인트는 계속 찾고 있는데, 안 찾아진다"라고 하소연했다. 지난해 17홈런을 때리긴 했으나 양의지의 장타력은 꾸준하다고 볼 수 없었다. 8월까지 10홈런에 그쳤던 그는 9월 이후 35경기에서 7홈런을 몰아쳤다. 양의지는 "안타라도 많이 생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 말은 확실하게 지킨다. 최근 4번 타자로 출전하는 양의지는 지난 주말 LG와 2경기에서 맹활약했다. 3일엔 결승 2타점 적시타를 때렸고, 4일엔 4타수 3안타로 팀 타선 중 가장 뜨거운 타격감을 선보였다. 시즌 타율이 어느덧 0.325(6일 기준)까지 올랐다. 두산에서 그보다 타율이 높은 건 3루수 허경민(0.341)이 유일하다.정교한 타격은 양의지를 상징하는 또 하나의 장점이다. 양의지 별명인 '곰의 탈을 쓴 여우'는 수비뿐 아니라 타석에서도 유효하다. 통산 249개 홈런(포수 역대 3위)을 때렸을 만큼 장타력이 빼어나지만, 타율도 0.307에 달한다. 이만수 전 SK 와이번스 감독을 제외하면 통산 타율 3할을 넘긴 포수는 전무하다. 수비 부담을 다소 덜어낸 것도 호재다. 2023년 양의지의 백업 포수였던 장승현은 지난 4월 12일 오른쪽 종아리를 다쳐 말소됐다. 대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영입한 김기연이 15경기에서 타율 0.333 1홈런을 기록했다. 공·수에서 양의지의 부담을 줄이는 중이다. 양의지는 "기연이가 너무 잘하고 있다. 칭찬할 일밖에 없다. 방망이도 잘 치고, 투수 리드도 잘한다. 덕분에 내가 지명타자로 출전할 비율도 높아질 것 같다"라며 후배를 칭찬했다.두산은 여전히 베테랑들이 팀을 이끌고 있다. 이들은 2군 시절부터 10년 이상 동고동락한 사이다. 양의지는 "(팀이 힘들다고 해도) 베테랑들끼리 따로 얘기를 나누는 건 아니다. 서로가 다 알고 있다. 자신을 알고 있고, 왜 해내야 하는지 알고 있다"며 "별말을 하지 않아도 최선을 다한다"고 전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5.0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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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권 내준 '사트', 그 이후…연봉 뛰어넘은 이지영의 '존재감' [IS 피플]

안방마님 이지영(38·SSG 랜더스)의 활약이 돋보인다. 그의 '연봉'을 고려하면 더 인상적이다.올 시즌 이지영은 '팔방미인'이라고 불러도 손색없다. 팀의 주전 포수로 안방을 든든하게 지키면서 타석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낸다. 시즌 타율이 2일 기준 0.304(102타수 31안타), 80타석 이상 소화한 KBO리그 포수 7명 중 타율이 3할 이상인 건 양의지(두산 베어스·0.351)와 이지영 둘뿐이다. 득점권 타율은 0.385로 4할에 이른다. 무엇보다 타석당 삼진이 0.055로 규정타석을 채운 65명 중 1위다. 1~2구 이내 빠르게 타격하는 스타일의 영향이 크지만, 콘택트 능력도 준수하다.이지영은 지난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렸다. 원소속팀 키움 히어로즈 잔류가 쉽지 않다고 판단한 SSG가 사인 앤드 트레이드(사트·계약 후 이적)로 그를 영입했다. 이지영은 키움과 2년, 최대 4억원(총연봉 3억5000만원, 옵션 5000만원)에 계약한 뒤 팀을 옮겼는데 SSG는 현금 2억5000만원과 2025년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을 내줬다. '사트' 직후 최근 가치가 급등한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을 내줬다는 점에서 키움이 '이득'이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현재 상황은 다르다. 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은 이지영의 활약이 집약된 경기였다. 타석에선 선제 2타점 적시타, 수비에선 풀타임을 소화하며 불펜진의 5이닝 무실점 투구를 이끌었다. 경기 뒤 그는 '힘들지 않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직 날씨가 많이 덥지 않아서 괜찮다"며 "(3할 타율을 유지 중인 건) 방망이야 좋을 때가 있고 안 좋을 때가 있다. 아직은 괜찮다고 생각한다"며 웃었다.SSG는 불펜이 젊은 선수들이 많다. 조병현·이로운을 비롯해 적지 않은 선수들이 이지영의 사인대로 움직인다. 이지영은 "중간 투수들이 나왔을 때는 다른 거 말고 책임은 내가 질 테니까 그냥 너희들은 던져라, 사인은 내가 하는 거기 때문에 너희들은 책임 없다, 이런 얘기 밖에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SSG는 불펜 평균자책점이 4.11로 리그 전체 2위다. 이지영의 나이는 30대 중후반으로 적지 않다. FA 시장에서 '예상보다' 인기가 많지 않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기대를 훌쩍 뛰어넘으며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올 시즌 그의 연봉은 2억원. 박동원(LG 트윈스·25억원) 유강남(롯데 자이언츠·10억원) 박세혁(NC 다이노스·7억원) 등 고액 연봉자가 즐비한 포지션 특성상 하위권에 이름을 올린다.공·수 존재감은 연봉 그 이상이다. 포수 고민에 시달리는 몇몇 구단의 상황을 고려하면 SSG로선 이지영의 활약에 반색할 수밖에 없다.대전=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5.0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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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 ‘8위' 두산 덮친 8명의 ‘오재원 리스크'...이승엽 감독 "후배 선수들 볼 면목 없다"

정규시즌 성적도 부진한 두산 베어스에 '오재원 리스크'가 터졌다. 법적 처벌로 이어질 경우 두산에 날아올 후폭풍도 작지 않을 수 있어서다.두산 구단은 이달 초 한국야구위원회(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소속 선수 8명이 오재원에게 수면제 대리 처방을 했다고 신고했다. 두산은 오재원의 문제가 불거진 3월 말 자체 조사를 진행해 관련 사실을 파악했으며 해당 선수들은 현재 변호사를 선임해 경찰 수사에 임하는 중이다.오재원은 2003년 두산에 입단해 2022년까지 뛰었던 최고참 '원 클럽맨' 선수였다. 은퇴 후 해설위원을 맡았으나 구설을 일으킨 끝에 방송을 떠났다. 이후 그의 마약류 투약 사실이 보도됐고 지난 17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 협박 등), 주민등록법 위반, 특수재물손괴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구속기소 됐다.오재원은 선수 시절에는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사랑받았고, 두산 주장도 역임했다. 하지만 그 투지와 리더십은 그라운드 밖에서 악용됐다. 오재원은 은퇴하기 전인 2021년과 2022년 후배 선수들에게 수십 차례 대리 처방을 시켰고, 거부할 시 강압적 태도를 보이고 폭력도 휘둘렀다고 전해진다. 두산으로서는 자진 신고한 8명의 선수들이 어떻게 처리될 지가 중요할 거로 보인다. KBO와 두산은 수사 결과에 따라서 추가 징계도 검토할 예정이다. 8명이나 되는 선수가 한 번에 이탈할 경우 타격이 작지 않다. 자진 신고한 선수들 중 다수가 2군 선수로 알려졌다. 두산 관계자는 "자진 신고한 선수 중 1군 주축 선수는 없으나 1.5군 수준 선수 2명이 있는 건 맞다"고 답했다.이승엽 두산 감독은 23일 취재진을 만나 "야구계에 이런 일이 생겨 안타깝다. 구단은 자진 신고 후 규정과 원칙에 따라 조치를 취하겠다"며 "(해당 선수들로 인한 기용 문제까지) 구단과 이야기를 나눈 건 아니다. 우리 선수들이 연루돼 안타깝다. 어서 제자리로 돌아오면 좋겠다"고 했다.당장 징계가 나올 것도 아니고, 핵심 선수가 이탈할 가능성도 낮다. 그러나 8명이나 이탈할 수 있다는 건 우려할 수 밖에 없다. 엔트리 운영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어서다. 두산은 최근 몇 년 동안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수백억 원을 투자하고도 올 시즌 8위(22일 기준 11승 15패)에 그쳤다. 김재환, 양의지, 허경민, 정수빈 등 고연봉 스타 선수들이 활약하지만, 이들의 페이스가 떨어지거나 다치면 대체자가 마땅치 않았다. 현재와 미래 모두를 위해 선수층(뎁스)을 강화해야 하는 시점에 8명이 이탈한다면 두산의 구상도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KBO 관계자는 이들에 대해 "수사 결과 법적 처벌을 받을 경우 징계 대상이 된다. 품위 손상 행위에도 다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오재원의 겁박 여부가 변수가 될 수 있다. 자진 신고한 선수들의 주장대로 오재원이 후배들을 겁박하고 폭력을 행사했다면 정상 참작될 여지가 남았다. 이승엽 감독은 "모든 게 다 야구 선배들의 잘못이다. 나 역시 선배로서 후배 선수들을 볼 면목이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23일 경기 전 선수단 미팅을 연 박흥식 코치도 "물론 강요에 의해서 했다는 말도 변명이다. 잘못된 걸 알면 하지 말아야 했다"면서도 "야구계에서 선배가 강요하면 안 하기가 쉽지 않다. 협박도 당했다고 하더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당장은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선수단 분위기를 추스리는 게 먼저다. 이승엽 감독은 "구단에서 수습하시는 동안 우리(현장)는 찾아오실 팬들께 좋은 경기를 보여드려야 한다"고 했다. 박흥식 코치도 "우리 팀에서 일어난 일이니 책임감을 느끼고, 잘못된 부분은 부끄러워하자고 했다"며 "그래도 야구는 해야 한다. 이럴 때일 수록 경기에 더 집중하자고 독려했다"고 전했다. 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23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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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도 강민호도 아니다…'포수 타격 1위' 한준수는 "더 잘하고 싶다"

'국가대표 안방마님' 양의지(두산 베어스)도 강민호(삼성 라이온즈)도 아니다. 범위를 살짝 넓히면 프로야구 포수 타격 1위는 현재 한준수(25·KIA 타이거즈)다. 한준수의 타율은 22일 기준 0.385(39타수 15안타)이다. 규정타석 포수 타격 1위는 양의지(0.362)지만 40타석 기준을 적용하면 리그 12명의 안방마님 중 한준수의 타율이 가장 높다. 김태군의 백업 포수여서 경기 출전이 들쭉날쭉하지만, 그만큼 제한된 기회를 잘 살린다. KIA의 선두 질주를 이끄는 숨은 조연 중 하나. 이범호 KIA 감독은 "(한준수는) 아직 젊은 선수다. 출전 횟수가 많지 않지만 늘려주면 상당히 좋은 포수로 거듭날 거로 생각한다"며 "조금 지나고 나면 우리나라에 또 좋은 포수가 한 명 나오지 않겠나"라고 극찬했다.한준수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나만의 (타격)감이라는 게 있는데 그걸 흐트러트리지 않으려고 한다"며 "지난해에는 처음 보는 투수들이 많았다. 전역 후 복귀해 적응이 잘 안됐다고 생각했다. 올해는 상대해 본 투수들을 만나니까 어떻게 공략해야 할지 생각하는 거 같다"라며 멋쩍게 웃었다. 광주동성고를 졸업한 한준수는 2018년 1차 지명으로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었다. 2020년까지 1·2군을 들락날락한 그는 2021년 강원도 고성 22사단 수색대에 입대해 2022년 12월 전역, 팀에 복귀했다. 지난해 1군 데뷔 첫 홈런(7월 5일 인천 SSG 랜더스전)을 터트리기도 했지만,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찍기엔 2%가 부족했다. 수비가 문제였다.겨우내 스프링캠프에서 약점을 보완한 한준수는 조금씩 발톱을 드러내고 있다. 이범호 감독은 "수비가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충분히 블로킹 같은 것도 잘해주고 있다. (이닝 소화가 많아지면) 실수하는 부분이 생기겠지만, 경기에 출전하면서 성장할 부분"이라고 옹호했다. 수비가 조금씩 안정되니 강점이던 타격에도 자신감이 붙었다. 과감하게 스윙하는 한준수는 "(교체로) 뒤에서 한두 타석 나갔을 때는 약간 적응이 잘 안되고 타이밍도 늦는 경향이 있었다. 그런데 광주 LG 트윈스전(4월11일)에 선발로 나갔을 때 타격 코치님께서 어떤 걸 노리라고 얘길 하셨다. 그걸 100% 믿었는데 타석에서 2루타를 쳤다. 그때 자신감이 생겼던 거 같다"고 회상했다. LG전 이후 한준수의 8경기 타율은 0.368(19타수 7안타)로 상승세다. 이범호 감독은 "젊은 포수가 한 명 포진하고 있는 게 팀에 상당히 좋다"고 흡족해했다.현재 KIA 1군 엔트리에는 김태군과 한준수가 이름을 포수로 올리고 있다. 지난달 31일 한승택이 2군으로 내려가면서 포수가 3인 체제에서 2인 체제로 바뀌었다. 한동안 이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한준수는 "지금 이 상태를 꾸준하게 유지했으면 좋겠다"며 "안 될 때도 있을 텐데 초심 잃지 말고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목표는) 10개 정도의 홈런을 한 번 기록했으면 한다. 작년보다는 더 잘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2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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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 "나 때문에 연패"...자책한 류현진, 호투 원동력은 한화팬 응원에 돌렸다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은 지난 닷새 동안 자책감에 빠졌다. 에이스인 자신이 무너진 뒤 잘나가던 팀이 급격히 흔들렸기 때문이다. 다행이라고 할 순 없다. 하지만 자신의 손으로 모든 걸 돌려놓을 기회가 왔다. 팀 연패를 끊을 수 있는 경기에 선발로 나선 것. 그리고 류현진은 드라마를 썼다. 류현진은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주중 3연전 3차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1피안타 3볼넷 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한화는 류현진이 마운드 위에 있을 때 2점을 지원했고, 3-0으로 승리했다. 5연패 탈출. 지난 11시즌 동안 메이저리그(MLB)에서 뛰었던 류현진도 KBO리그 복귀 뒤 첫 승을 거뒀다. 2012년 9월 25일 잠실 두산전 이후 4216일 만이었다. 서사가 있는 승리다. 류현진은 지난 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패전을 당했다. 그냥 패전이 아니다. 프로 데뷔 뒤 한 경기 최다 실점을 기록했다. 5회만 9점을 내줬다. 연속 7안타를 맞았다. 더그아웃에 들아가 피칭 데이터를 보는 그의 얼굴은 매우 상기돼 있었다. 무엇보다 이 경기에서 패한 한화는 이후 4경기에서도 내리 졌다. 7연승 포함 정규시즌 첫 10경기에서 8승(2패)을 거뒀지만, 5연패를 당하며 5할 승률이 무너질 위기에 놓였다. 그렇게 다시 류현진 등판이 다가왔다. 이날 류현진은 빅리그를 누비던 시절에 버금가는 투구를 보여줬다. 포심 패스트볼(직구)은 어렵지 않게 147, 148㎞/h를 찍었고, 커브와 체인지업의 제구력도 완벽했다. 류현진은 이날 두산전에서 초구 스트라이크만 13개를 던졌고, 초구를 커브로 구사하는 배포 있는 승부만 7번 시도했다. 현재 두산 타선엔 5홈런을 기록한 강승호, 4홈런 김재환, 최근 3시즌 연속 20홈런 이상 기록한 양석환 그리고 전날(10일) 2차전에서 1회 스리런포로 '파이어볼러' 문동주를 무너뜨린 양의지가 있다. 경험도 많고, 장타력도 좋은 타자들을 상대로 수 싸움에서 앞섰고, 제구로 제압했다. 그게 원래 류현진이다. 류현진은 경기 뒤 "앞서 나선 경기(3월 23일 LG 트윈스전·4월 5일 키움전)에서 한 이닝에 실점을 많이 하며 고전했는데, 다행히 오늘은 잘 넘긴 것 같다. 첫 승이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잘 됐다"라고 전했다. 개인 최다 실점을 기록한 뒤 바로 이어진 등판에서 무실점 투구를 보여줬다. 특유의 강인한 멘털도 돋보였다. 류현진은 이에 대해 "경기 당일에는 충격을 받은 게 맞다. 하지만 이후 괜찮아졌다.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빨리 잊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전했다. 투구 내용과 별개로 심기일전하며 공을 던진 경기였다. 류현진은 5일 키움전 뒤 팀이 연패를 당한 걸 "나로 인해 연패가 시작됐다"라며 자신의 탓으로 여겼다. 11일 두산전을 앞두고 숙소 사우나에서 만난 정경배 수석 코치에게 "내가 시작한 연패를 꼭 끊겠다"라는 다짐을 전했다고 한다. 투구 내용에서 달라진 점도 있었다. 류현진은 구속이 빨라진 점에 대해서는 "이전에도 몸 상태나 구위보다는 제구력이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제구에 조금 더 신경을 쓴 게 잘 통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KBO리그에 복귀한 뒤 (주 무기) 체인지업이 말썽이었는데, 팔 스로잉을 조금 빠르게 하며 다른 접근으로 공을 던지는 준비를 해 (문제점을) 잡은 것 같다. 직구와 비슷한 각도로 가다가 떨어지는 공이 되면서 헛스윙이나 범타 유도가 많아졌다"라고 밝혔다. 이날 잠실구장을 가득 메운 한화팬들은 2회부터 류현진의 이름을 연호했다. 마지막 이닝을 직감한 듯 류현진이 6회 투구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갈 때는 큰 함성으로 맞이했다. 류현진은 "(그런 함성을) 진작 들을 수 있도록 잘 던졌어야 했다. 경기가 끝난 뒤가 더 좋았던 것 같다. 홈·원정 모두 항상 많은 응원을 보내주시는 한화팬들 정말 감사하다. 우리 선수들도 더 집중력 있는 경기력을 더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웃어 보였다. 팬들 덕분에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는 얘기였다. 류현진은 이날 KBO리그 통산 99승을 기록했다. 100승까지 1승만 남았다. 류현진은 이에 대해 "항상 똑같은 마음으로 등판을 준비한다. 선발 투수에게 주어진 역할을 해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는 각오를 전했다.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오는 17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이 될 전망이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12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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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 '한화 천적' 알칸타라, 제구 난조에 흔들...'5이닝 4실점'

한화 이글스의 천적으로 줄곧 활약했던 라울 알칸타라(32·두산 베어스)가 흔들렸다. 4회 갑자기 찾아온 제구 난조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일방적이었던 우세를 지켜내지 못했다.알칸타라는 1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한화와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 4볼넷 1사구 3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직구 최고 153㎞/h를 기록한 가운데 4회 제구 난조로 상당한 실점을 허용했다.알칸타라는 2019년 KBO리그를 처음 찾은 이래 줄곧 한화의 천적이었다. 지난해까지 통산 10경기에 등판, 7승 1패 평균자책점 1.70으로 막강한 상대전적을 자랑했다. 일본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스를 거쳐 두산에 돌아온 지난해 성적 역시 4경기에 나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1.24를 남겼다. 최원호 한화 감독조차 10일 "알칸타랴를 상대로 잘 공략하는 팀이 어딨겠나"라고 만나기 전부터 혀를 내둘렀다.그러나 10일 경기 흐름은 결코 만만하지 않았다. 2년 동안 타선 보강을 이룬 한화가 이날은 알칸타라를 괴롭혔다. 1회 초부터 선취점을 뺏어갔다. 1회 1사 후 요나단 페라자와 노시환이 연속 볼넷으로 득점 기회를 잡은 한화는 2사 후 5번 타자 안치홍이 선제 타점을 알칸타라에게 뺏었다. 그가 던진 4구 132㎞/h 슬라이더를 통타, 좌익수 뒤 잠실 외야를 맞추는 대형 2루타로 주자를 모두 불러들였다.알칸타라가 흔들려 선취점은 내줬으나 타선이 곧바로 지원했다. 두산은 1회 말부터 양의지의 스리런 홈런을 시작으로 5득점을 대거 지원했다. 평소의 알칸타라라면 경기가 끝날 때까지 결코 못 뒤집을 차이였다. 이날은 달랐다. 2회와 3회는 잘 막았으나 4회 초가 문제였다. 안정적이었던 알칸타라의 제구가 2사 후부터 갑자기 흔들렸다. 테이블세터로 줄곧 나서다가 6번 타자로 나온 문현빈의 일격이 시발점이었다. 문현비는 알칸타라가 2구 연속 던진 강속구를 통타, 좌중간을 가르는 대형 타구를 만들었다. 두산 중견수 정수빈이 잡아내기 위해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으나 글러브가 닿지 않았다. 문현빈은 3루까지 나아갔고, 이 3루타가 물꼬를 텄다. 장타를 맞고 흔들린 알칸타라는 후속 타자 이진영과 이재원에게 연달아 볼넷을 허용하고 만루 위기에 몰렸다.스스로 자초한 위기는 결국 실점으로 이어졌다. 알칸타라는 만루 사오항에서 한화 9번 타자 이도윤을 잡아내려 했지만, 이도윤은 그의 포크볼에 유혹당하지 않고 2구 149㎞/h 직구를 공략해 2루수와 유격수 사이를 가르는 중전 안타로 주자 두 명을 불러들였다.난조에도 역전까진 내주지 않았다. 알칸타라는 실점 후에도 최인호에게 사구를 내주며 난조를 이어갔다. 만루 위기에서 맞은 타자가 현재 가장 뜨거웠던 요나단 페라자. 자칫 역전을 허용할 수 있었으나 알칸타라는 슬라이더로 우익수 뜬공을 유도, 힘으로 페라자를 잡고 위기를 마무리해싿.알칸타라는 5회 다시 안정을 찾고 임무를 마무리했다. 선두 타자 노시환을 뜬공 처리한 그는 채은성에게도 중견수 뜬공을 잡아 가볍게 아웃 카운트 두 개를 벌었다. 이후 안치홍에게 우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맞았지만, 문현빈을 짧은 플라이로 잡아내고 5이닝 소화에 성공했다.두산은 98구를 던진 알칸타라를 6회 박정수로 교체했다. 경기는 6회 초 진행되는 가운데 6-4로 두산이 앞서고 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10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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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 홈런왕 이승엽 감독, 4번 타자 역전포에 극찬 "이상적 타구, 아름다운 스윙"

"아주 이상적인 타구가 나왔다. 아주 훌륭했다. 정말 아름다운 스윙을 했다."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팀 역전승을 이끌어낸 김재환(37)의 홈런포를 극찬했다.두산은 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한화 이글스와 정규시즌 맞대결에서 5-3으로 역전승했다. 한화 선발 투수 리카르도 산체스에게 묶여 경기 중반까지 고전했지만, 7회 말 김재환이 역전 3점 홈런을 터뜨려 승리를 가져왔다.김재환의 부활을 재확인하는 한 방이었다. 지난해 타율 0.220 10홈런으로 커리어 최악의 부진을 보낸 김재환은 올 시즌 타율 0.302 4홈런으로 180도 달라졌다. 시즌 전 미국으로 건너가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를 만나 타격폼을 수정한 게 효과를 보고 있다. 밀어친 타구가 점점 늘어나고, 장타로도 연결된다. 시즌 장타율이 0.566에 달한다.최정(SSG 랜더스·463개)에게 쫓기고 있지만, 아직은 통산 홈런 1위(467개)인 '레전드' 이승엽 감독의 눈엔 어떻게 보였을까. 10일 잠실 한화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이승엽 감독은 "아주 이상적인 타구가 나왔다"고 평가했다. 가장 필요할 때 쳐냈고, 코스 역시 억지로 잡아당긴 게 아니라 좌중간으로 밀어서 쳐낸 기술적 홈런이었다는 걸 모두 담은 칭찬이다. 이승엽 감독은 이어 "아주 훌륭했다. 정말 아름다운 스윙을 했다"며 "치기 쉬운 코스가 아니었을텐데, 정말 훌륭한 스윙"이라고 칭찬을 덧붙였다. 타선에서 김재환의 뒤를 받치는 게 6번 타자 강승호다. 지난해까지 시즌 초 부진을 반복하다 가을에야 활약했던 그다. 반면 올해는 개막부터 타격감이 뜨겁다. 15경기에 출전한 현재까지도 타율 0.361 5홈런 12타점 11득점 맹타를 잇고 있다. 문제는 수비다. LG 트윈스 시절 때부터 수비 안정감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들었고, 올 시즌 역시 실책이 벌써 8개에 달한다.하지만 이승엽 감독은 강승호에 대한 믿음을 거두지 않았다. 이 감독은 "강승호 기용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는다. 강승호를 못 믿으면 우리 팀엔 믿을 선수가 없다"며 단단한 신뢰를 내비쳤다.이 감독은 "6번 타순이지만, 지금 타선에서 가장 폭발력 있는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며 "물론 수비까지 잘해주면 너무 좋을 거다. 하지만 지금은 팀이 시즌 초반 힘든 시기를 견뎌야 할 때다. 지금 상황에서 승호 정도의 (타격) 레벨이라면 포지션을 바꾸거나 빼기보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게 좋다고 생가한다. 경기 후반 부담을 느낀다고 판단하면야 교체할 수 있지만, 선발 라인업에서 빼거나 변화를 줄 생각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10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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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이름값·몸값 무의미...롯데 반등 만든 김태형표 선수단 관리

그야말로 제로 베이스에서 팀을 재건한다. '형님 리더십' 대명사, 김태형(57)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롯데는 지난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주말 3연전 3차전에서 7-6으로 승리했다. 연장 10회 말 대타로 나선 이주찬이 좌전 안타를 치며 2루 주자 손호영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1차전 패전 뒤 2차전에서 8-1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1승 1패를 만들었고, 3차전에서 젊은 선수들이 활약하며 2연승과 올 시즌 위닝시리즈(3연전 2승 이상)를 해냈다. 두산 3연전에서 김태형 두산 감독의 선수 기용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게 많았다. 일단 3차전 10회 말 대타로 이주찬을 투입한 것부터 예사롭지 않다. 2021년 육성선수로 입단한 이주찬은 그동안 1.5군 신분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김태형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처음 이끈 지난해 10월 마무리캠프에서 수비력을 인정받아 개막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다. 아직 타격 능력을 증명하진 못했지만, 김태형 감독은 끝내기 승리 기회에서 상대적으로 경험이 많은 박승욱 대신 이주찬을 내줬다. 이 용병술은 승리로 이어졌다. 롯데는 두산 3연전 전까지 2승 7패에 그쳤다.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이 부임했지만, '봄에는 강한' 면모조차 보여주지 못했다. 타선은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와 팀 리더 전준우를 제외하면 모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2023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영입한 주전 포수 유강남, 유격수 노진혁도 마찬가지였다. 김태형 감독은 오래 기다리지 않았다. 5일 두산 1차전에서 노진혁 대신 박승욱을 선발 유격수로 투입했다. 6일 두산 2차전, 7일 3차전에선 유강남 대신 1999년생 젊은 포수 정보근을 선발 포수로 내세웠다. 일종의 메시지였다. 김 감독은 지난달 31일 올 시즌 롯데 키플레이어로 꼽힌 베테랑 내야수 김민성, 스프링캠프에서 주전 1루수로 낙점한 나승엽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한 바 있다. 현재 롯데 주전 3루수 한동희는 내복사근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이다. 김태형 감독은 직접 움직였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과 논의해 강속구 우완 사이드암스로 투수 우강훈을 내주고, LG에서 백업 3옵션으로 밀린 손호영 영입을 성사시켰다. 좌타자가 많은 내야진에 타격 잠재력을 갖춘 우타자를 보강한 것. 김태형 감독은 손호영을 영입한 뒤 그에게 꾸준히 기회를 주고 있다. 더불어 지명타자 자리에 그동안 1군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지만, 역시 잠재력만큼은 높은 평가를 받는 이정훈을 내세우기 시작했다. 개막 엔트리에서 뺀 '전' 주전 유격수 이학주에게도 기회를 줬다. 두산 3차전은 김태형 감독의 선수 기용과 경기 운영 방침이 잘 드러난 경기다. 롯데는 0-2로 지고 있던 7회 말 팀 간판타자로 올라선 윤동희가 만루홈런을 치며 역전했지만, 바로 이어진 8회 초 수비에서 손호영의 송구 실책을 빌미로 대량 실점하며 다시 역전을 내줬다. 두산 사령탑 시절 수비 기본기가 흔들린 선수를 가차 없이 교체했던 김 감독은 손호영을 바로 빼지 않았다. 아직 실전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가 집중력 저하로 범한 실책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손호영은 이어진 8회 말 공격 무사 1루에서 좌전 안타를 치며 득점 기회를 열었다. 롯데는 2점을 추가하며 6-6 동점을 만들었다. 손호영은 연장 10회 말에도 선두 타자로 나서 내야 안타를 치며 끝내기 주자로 나섰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 상황에서 대타 이주찬이 김태형 감독 믿음에 부응하는 적시타를 쳤다. 손호영을 교체하지 않은 선택도 맞아떨어졌다. 7일 두산전은 김태형 감독의 용병술이 빛난 경기였다. 더불어 기존에 주전 자리를 지키고 있던 이름값·몸값 높은 선수들에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움직임이 될 것 같다. 이는 투수진도 마찬가지다. 김태형 감독은 4-2로 역전한 뒤 맞이한 8회 초 무사 1루에서 셋업맨 최준용을 타자 허경민과의 승부 중 전미르로 교체했다. 두산을 이끌던 시절에도 종종 투수의 컨디션이나 기세, 타자와의 기싸움을 보고 승부 중 교체했다. 이 승부 결과는 앞서 언급한 대로 손호영이 실책 하며 역효과가 났다. 흔들린 전미르는 양의지와 김재환에게 연속 적시타를 맞았다. 최준용 입장에서는 실점 여부가 아닌, 감독의 교체 자체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최준용도 전임 감독 체제에서 불펜 주축으로 올라선 투수. 아직 김태형 감독 체제에서는 강한 신뢰를 주지 못했다. 김태형표 '직관 야구'가 개막 2주 차를 기점으로 고개를 들었다. 선수 기용도 마찬가지다. 김 감독은 두산 시절 이름값 높은 선수라도 스포츠맨십에 어긋나거나, 팀 분위기를 저해하는 언행을 하면 가차 없이 꾸짖거나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한 바 있다. 그동안 쌓은 커리어만 믿고, 투지를 보여주지 못하는 선수는 그라운드에 서지 못할 전망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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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베테랑 의존 않는 우승 청부사...거인 군단 첫 위닝시리즈 의미

롯데 자이언츠가 2024시즌 처음으로 연승을 거뒀다. 젊은 선수들이 존재감을 보여줬다. 롯데는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24 KBO리그 주말 3연전 3차전에서 연장 승부 끝에 7-6으로 승리했다. 끌려가던 경기 후반, 팀의 현재이자 미래로 평가받는 윤동희가 만루포로 역전을 이끌었고, 재역전을 허용한 뒤엔 이적생 내야수 최항이 동점타를 쳤다. 연장 10회도 최근 롯데 유니폼을 입은 기대주 손호영이 득점 물꼬를 텄고, 4년 차 이주찬이 팀 승리를 이끄는 끝내기 안타를 쳤다. 롯데는 이 경기 전까지 3승(8패)에 그쳤다. 투·타 엇박자가 이어졌고, 외국인 선수 빅터 레이예스, 베테랑 전준우를 제외하면 꾸준한 타격감을 보여주는 타자가 없었다. 이런 흐름 속에 한 번도 위닝시리즈(3연전 2승 이상)를 해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젊은 선수들이 클러치 능력을 보여줬다. 롯데는 두산 3연전 1차전 패전 뒤 2차전에서 8-1로 승리했고, 올 시즌 첫 끝내기 안타로 3연전 기준 첫 위닝시리즈까지 장식했다. 롯데는 6회까지 끌려갔다. 선발 투수 찰리 반즈가 2점만 내주고 호투했지만, 타선이 침묵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시즌 '히트 상품' 윤동희가 분위기를 바꿨다. 7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두산 김대한이 친 좌중간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포구하며 삼자범퇴를 이끈 그는 이어진 롯데 공격 1사 만루에서 상대 투수 최지강의 투심 패스트볼을 공략, 자세가 무너지면서도 정석 대로 폴로 스윙을 하며 타구에 힘을 실었다.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만루홈런. 롯데가 4-2로 앞섰다. 첫 위닝시리즈로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롯데는 이어진 수비에서 다시 4점을 내줬다. 무사 1루에서 바뀐 투수 전미르가 허경민을 상대해 3루 땅볼을 유도했지만, 롯데 3루수 손호영이 송구 실책을 범하며 2·3루 위기를 자초했다. 전미르를 이어진 승부에서 양의지를 상대로 2타점 우전 2루타를 맞았고, 후속 타자 김재환에게도 적시타를 맞았다. 재역전을 허용한 롯데는 투수를 박진형으로 교체했지만, 그가 강승호에게 안타를 맞았고, 이어진 1·3루 위기에서 등판한 이닝 4번째 투수 구승민이 박준영에게 땅볼 타점을 허용하며 추가 실점했다. 스코어 4-6. 전날(7일) 2차전에서 8-1로 승리하며 모처럼 완승을 거둔 롯데. 뒷심이 강해졌다. 실책 빌미로 역전을 허용했지만, 다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선두 타자 이정훈이 2루수 포구 실책으로 출루, 후속 손호영이 앞선 7회 수비 실책을 만회하는 안타를 쳤다. 이학주가 희생번트 작전을 수행했고, 유강남이 이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두산 마무리 투수 정철원을 상대로 땅볼 타점을 올리며 1점 따라붙었다. 후속 타자 최항을 정철원 상대 깔끔한 우전 안타를 치며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 9회 추가 실점과 득점 없이 이닝을 마친 롯데는 연승 10회 말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선두 타자로 나선 손호영이 바뀐 투수 이호준으로부터 내야 안타를 생산해 끝내기 주자로 나섰고, 이학주는 다시 희생번트 작전을 잘 수행했다. 유강남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박승욱 타석에 대타로 나선 신예 4년 차 내야수 이주찬이 좌익 선상 안타를 치며 2루 주자 손호영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최근 LG 트윈스와 롯데의 트레이드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손호영은 8회 수비에서 재역전 빌미가 되는 실책을 범했지만, 이후 두 차례 타석에서 모두 안타를 치며 타격 집중력을 보여줬다. 1994년생 손호영은 젊은 선수라고 볼 수 없지만 이제 막 1군에서 기회를 받기 시작한 신예. 롯데는 2024시즌 첫 2연승을 팀의 미래를 이끌 선수들이 합작해 더 큰 의미가 있었다. 최근 김태형 감독은 자유계약선수(FA) 계약한 몇몇 베테랑들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경기력 향상을 위해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그리고 젊은 선수, 새 얼굴들을 기용했다.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이 롯데에 부임해 우여곡절 끝에 해낸 첫 2연승. 그 과정에서 시사하는 바도 있다. 김태형 체제 롯데 야구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07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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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천] 홈런 2방에 '3실점' 오원석, 첫 승 실패...그래도 5이닝 버텼다

오원석(23·SSG 랜더스)이 피홈런 두 방에 휘청이며 첫 승 달성에 또 실패했다. 하지만 선발 투수로서 최소 역할은 다 했다.오원석은 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맞대결에서 5이닝 6피안타(2피홈런) 2볼넷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1회와 2회 홈런 한 방씩을 허용한 그는 득점 지원을 1점밖에 받지 못하고 시즌 2패 위기 속에 6회 마운드를 내려갔다. 총 85구를 던진 가운데 직구(44구) 최고 146㎞/h를 찍었다.쉽지 않은 경기였다. 오원석이 마주한 두산은 전날 6-13으로 SSG에 패한 설욕을 다짐하고 나타났다. SSG에 홈런 6개를 맞았던 두산은 고스란히 홈런으로 오원석에게 되갚았다.오원석은 1회부터 대포를 맞았다. 그는 1회 초 1사 후 허경민에게 볼넷을 내주며 첫 출루를 허용했다. 이어 두산의 핵심 타자인 양의지는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잡았다. 하지만 다음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그는 후속 타자 김재환과 만나 1볼 상황에서 2구 142㎞/h 직구를 던졌다. 하지만 공은 한가운데로 몰렸고 김재환이 이를 통타해 그에게 우중간 투런 홈런을 안겼다.'홈런 세례'는 2회에도 이어졌다. 오원석은 두산의 2회 초 선두 타자 강승호를 만나 두 번째 홈런을 맞았다. 2볼을 먼저 내준 그는 이후 3볼 1스트라이크로 몰렸다. 도망갈 곳이 사라진 그는 슬라이더로 스트라이크를 노렸지만, 다시 공이 몰렸다. 시즌 초 타격감이 뜨거웠던 강승호가 이를 놓치지 않고 좌월 솔로포로 연결했다. 경기 초반부터 홈런 두 방. 어지간한 투수라면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오원석은 버텼다. 강승호에게 홈런을 맞은 후 그는 헨리 라모스를 3루수 땅볼로 잡았다. 이어 장승현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박준영과 7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과 상대 도루 실패로 이닝을 마무리했다.이후에도 위기는 왔으나 오원석은 버텼다. 오원석은 3회에도 선두 타자 정수빈에게 안타를, 허경민에게 내야안타를 내줬다. 오원석은 양의지에게 투수 앞 땅볼을 얻었지만, 내야진의 런다운 플레이 과정에서 주자가 진루해 1사 2·3루 위기가 이어졌다.SSG는 위기에서 만루책으로 대응했다. 앞서 홈런을 친 김재환에게 고의사구를 줘 그를 내보냈고, 성공했다. 오원석은 후속 타자 양석환에게 143㎞/h 직구로 투수 병살타를 이끌어 직접 위기를 마무리했다. 이후 안정을 찾았다. 그는 4회 1사 후 라모스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 타자 두 명을 모두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5회 역시 삼자 범퇴로 마치며 이날의 임무를 마무리했다.경기 전 선발진 운용에서 오원석의 역할을 강조했던 이숭용 SSG 감독으로서는 나쁘지 않은 결과다. 이 감독은 경기 전 로에니스 엘리아스를 휴식 차원에서 말소했다. 이어 "오늘 오원석이 키"라며 주말 투수 운용을 위해 그가 5이닝 이상을 소화해주길 기대했다.승리 투수는 되지 못했으나 오원석은 임무를 완수했다. 타선도 힘을 냈다. 4회까지 무득점에 묶였던 SSG는 두산 선발 김동주를 5회 집중 공략하며 석 점을 뽑아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6회 초가 진행 중인 경기는 현재 양 팀은 3-3 동점을 유지하고 있다.인천=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03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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